지난 4개월 동안 계속해서 확산세를 보였던 개 디스템퍼(Canine Distemper)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LA 카운티에서 가장 붐비는 한 동물 보호소에서 대규모 안락사가 단행됐다.
약 200여 마리에 달하는 개들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동물 보호 운동가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LA 카운티 당국은 이달(12월) 초가 되서야 랭커스터 동물 보호 관리 센터(Lancaster Animal Care Center)의 디스템퍼 바이러스 발병 사태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의 운영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10월에만 193마리의 개를 안락사시킨 카운티의 대응에 대해 동물 복지 운동가들은 더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발병의 시작은 여름이었던 지난 7월 중순으로 랭커스터 동물 보호 관리 센터에서 디스템퍼 확진 판정을 받은 개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디스템퍼는 심각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증상은 가벼운 발열과 설사부터 발작이나 마비와 같은 주요 신경학적 장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감염된 동물과의 직접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이 디스템퍼 질병은 치명적일 수도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신경계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UC 데이비스 수의학 교수인 제인 E. 사익스(Dr. Jane E. Sykes) 빅시는 디스템퍼 바이러스를 개들에게 "파괴적인" 질병이라고 표현하며 동물보호소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랭커스터 보호소는 LA 카운티의 7개 시설 중 가장 붐비는 곳이다.
2024~25 회계연도에 랭커스터 보호소는 무려 5,000마리가 넘는 엄청난 양의 개들을 수용했으며, 그 대부분은 입양이 됐거나, 주인에게 돌아갔거나,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회계연도 기간 동안에 997마리(19.65%)가 안락사됐는데, 이는 월평균 83마리 수준으로 대단히 높은 수치라는 지적이다.
이번 회계연도(발병 직전 시작)의 안락사율은 37.86%로 평상시 다른 회계연도에 비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한다.
LA 카운티 동물 관리 통제국(DACC)의 크리스토퍼 바예스(Christopher Valles) 대변인은 해당 시설에서 검사, 예방 접종, 수술 중단, 청소 프로토콜 강화, 어린 강아지 입소 제한, 대중 대상 무료 예방 접종 클리닉 운영 등으로 프로토콜에서 요구하는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바예스 대변인은 랭커스터 보호소에서 동물들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최선을 다해 치료했지만, 일부의 경우 안락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10월에 디스템퍼 증상을 보이거나 양성 반응을 보인 개 193마리가 랭커스터 보호소에서 안락사됐다고 확인했다.
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LA 카운티의 대응에 대해서 상당히 미흡했다고 비판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구조 단체 'Starts With One Today'의 조이 투치오(Joey Tuccio) 대표는 LA 카운티 당국이 개들을 격리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며 자신의 단체와 같은 조직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했다.
조이 투치오 대표는 랭캐스터 보호소가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개들이 오늘날까지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A 동물 관리 당국은 잠재적으로 아픈 개들을 동물보호단체나 구조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며, LA 카운티와 그 외 지역의 더 많은 개들에게 질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바예스 대변인은 안락사 결정이 항상 직원, 자원봉사자, 동물을 아끼는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강조했다.
바예스 대변인은 보호 중인 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비롯해서, 더 넓은 지역 사회 보호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 카운티 동물보호시설의 과밀(Overcrowding) 문제는 갈수록 확산하고 있는 지속적인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월, LA 카운티 동불보호당국은 각 시설에서 과밀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즉각적인 도움이 없으면 건강하고 입양 가능한 반려동물들까지도 공간 부족으로 인해 안락사될 위험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제인 사익스 박사에 따르면 예방 접종이 디스템퍼를 예방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이며, 백신 접종이 ‘수시간 내’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백신 주저(Vaccine Hesitancy)' 현상이 반려동물 관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반려동물 소유자들에게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랭커스터를 자신의 지역구로 관할하고 있는 캐스린 바거(Kathryn Barger)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안락사 결정이 UC 데이비스와 동물 전문가들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LA 카운티 동물보호당국의 대응에 대해서 크게 칭찬했다.
캐스린 바거 수퍼바이저는 LA 카운티 전역, 특히 앤텔로프 밸리(Antelope Valley)의 반려동물 소유자들에게 DHPP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LA 카운티에서 제공하는 저렴한 클리닉을 이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