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서부 워싱턴 주를 강타한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에 따른 폭우로 홍수 사태가 발생해 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집과 각종 업소들이 물에 잠겨 상당수 지역이 물바다가 됐다.
폭우로 인해 차올랐던 수위는 어제(12월12일)부터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했지만 복구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천여 가구의 주민들이 여전히 대피 상태에 있으며, 이제 집으로 돌아간 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물에 잠겨 폐허가 된 삶의 터전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가 내려진 가운데, 워싱턴 주는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어제, 벌링턴(Burlington)에 거주하는 마리오 린콘 씨는 2살 난 아들 대니엘을 안고 집 밖에 서 있었다.
2살 아들은 어려서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알지 못한 채 홍수로 불어난 물을 보며 수영하고 싶다고 조르고 있었다.
마리오 린콘 씨는 곧 가슴까지 오는 장화(Waders)를 신고 완전 침수된 집 안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러 들어갈 예정이었다.
서부 워싱턴 지역의 강 수위는 이번 주 초에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가 어제부터 빠지기 시작했지만, 마리로 린콘 씨 가족을 포함한 수많은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수 피트 깊이의 물에 잠긴 마을을 뒤로하고 긴급하게 마련된 대피소에서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마리오 린콘 씨는 이틀 전이었던 11일 목요일 밤, 벌링턴의 집이 침수될까 걱정돼 고작 두 시간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제 새벽, 마리오 린콘 씨가 보안 카메라를 확인했을 때 안타깝게도 우려가 현실이 돼 있는 것을 볼 수있었다.
집 1층은 이미 3피트(약 90c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차고와 사무실, 그리고 거의 다 지어가던 가족실까지 물이 들이닥쳤다.
마리오 린콘 씨는 정말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물이 차오르는 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엄청난 무력감만 느끼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에 고통스럽다.
마리오 린콘 씨는 가족과 함께 카지노 호텔에 머물고 있는데 어느 누구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마리오 린콘 씨는 어쩌면 이 타이밍이 그나마도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아내가 불과 일주일 전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현재 호텔에 머물면서 회복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번에 충분히 몸을 추스를 수있기를 바라고 있다.
스캐짓 카운티(Skagit County) 당국은 어제 새벽, 계속되는 폭우로 스캐짓 강 지류가 범람해 주택가를 덮치기 시작하자 벌링턴 지역 일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촉구했다.
어제 금요일 밤 늦게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마운트 버넌(Mount Vernon) 지역의 스캐짓 강 수위는 37.7피트까지 오르며 35년 전 세웠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스캐짓 강은 이번 대기의 강에 따른 폭풍으로 인해서 역대 최고의 수위를 기록한 최소 4개의 강 중에 하나가 됐다.
지금까지 워싱턴 주에서 최소 180명이 구조됐으며, 피어스 카운티(Pierce County) 한 곳에서만 11일 목요일 저녁 RV 공원에서 60명이 생존했다.
셸란 호수(Lake Chelan) 북쪽의 외딴 마을 스테헤킨(Stehekin)은 산불로 황폐해진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급류로 인해서 그야말로 ‘믿기 힘들 정도’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홍수로 워싱턴 주의 스키 시즌과 레븐워스(Leavenworth)의 유명한 연말 조명 축제, 그리고 크리스마스 타운 축제 등도 일시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 워싱턴 지역은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며 강 수위도 홍수 경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같은 평온함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로버트 에젤 워싱턴 주 비상관리국장은 어제 터킬라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며칠간 더 계속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기상 관련 정보를 잘 챙겨야한다고 당부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 주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홍수 피해에 대한 워싱턴 주의 비상사태 선포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스캐짓 카운티 벌링턴 지역에서는 약 1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어제 오후까지도 이 대피 명령은 유효했다.
벌링턴 지역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스캐짓 카운티의 주요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할 수있는 100년 홍수 위험 지역 전체에는 이미 '3단계 대피령(Level 3)', 즉 "지금 즉시 떠나라(GO NOW)"는 명령이 내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