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단 대위가 출국길에 카메라맨을 대동하면서 한국 출신 의용군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의용군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근이 우크라이나 의용군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이근과 로건은 군대에 카메라맨을 달고 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다른 의용군이 그걸 보고 수군거리는 게 안 느껴졌나”라며 “이렇게 미사일 한 발 떨어지는 거 보고 도망쳐 들어가서는, 생각이 짧았다고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짧긴 했다. 우리와 같은 양심을 갖고 여기에 온 게 아니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것처럼 행세해놓고 대한민국 국민이 미개하다는 둥 헛소리를 하면 우리는 뭐가 되냐”고 말했다. 이근이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간다고 하면 간다고 XX, 안 가면 안 간다고 XX. 역시 우리나라 수준”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또 이 전 대위 측이 지난달 28일 유튜브를 통해 모금을 한 사실도 비판했다. 그는 “이근의 매니저는 전 재산을 털어 우리를 지원해주시는 분한테 1500만원 짜리 야간 투시경을 사오라고 시킨 사람”이라며 “염치가 없다. 수금해도 우리 얼굴에 먹칠은 안 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A씨는 “지금 우리한테는 저 유튜버(이 전 대위 등)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 만큼 심한 모욕이 없다. 저들은 우리의 일원이 아니니 제발 우리를 쟤네와 엮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도 여권법 위반인 것을 뻔히 알고 왔다. 며칠 밤낮을 고민해도 양심에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 형사처벌은 물론 목숨까지 내던지며 여기에 왔다”며 “우리는 여기서 도망치는 걸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라고 호소했다.
이근은 지난 3월 6일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출국 사실과 함께 참전 소식을 전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으나 이근 일행은 이를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이근과 함께 출국한 로건은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면 안 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근 중대장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입국했다”며 지난 3월 16일 귀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경찰에서 성실히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사 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