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자국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전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줬다. 그래야만 다른 나라들이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우췬씨는 지난 3월 다른 예비군들과 함께 대만의 한 울창한 숲에서 훈련했다. 최근 몇 년간 했던 훈련보다 기간도 더 길고 강도도 높았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에 “교관들은 거의 매일같이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NYT는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완고한 저항과 그 결과로 쏟아진 서방의 도움들이 대만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모습이 대만인들에게 훨씬 강력한 적의 침략을 늦출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이자 교훈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만의 군사 장비와 인력 등은 부족한 상태다. 전투기와 잠수함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훈련에 필요한 탄약조차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의무복무기간은 4개월로 군사 훈련을 익히기엔 짧다. 예비군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대만의 안보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대만의 안보를 보장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방문 때 중국이 대만 침공 시 군사 개입을 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바 있지만 NYT는 “미국은 명시적인 안보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에 강경한 입장이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12일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누군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자 역사의 대세이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전면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는 더 복잡한 문제지만 일부 미국과 대만 국방부 관리들은 중국이 몇 년 내로 이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럴 경우 대만은 고슴도치 전략을 통해 미국이 대만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 간 비공개 고위급 대화 채널인 전략 안보대화(몬터레이 회담)에서 무기 판매 외에 실전 훈련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자유시보가 국가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회담에서는 실전 훈련 교류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며 “협력 범위가 좀 더 명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13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은 6월에만 벌써 4번째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