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행사에서 총기를 난사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로버트 크리모 3세(21)가 숫자 ‘47’에 집착한 정황이 드러났다.
NBC 방송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그가 오른쪽 눈가에 숫자 47을 문신으로 새겼고, 자동차에도 이 숫자를 도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숫자는 크리모가 즐겨한 비디오게임 히트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의 주인공 ‘에이전트47’은 악당 암살을 대행하는 살인 청부업자로 ‘47’ 또는 ‘코드네임 47’로 불린다.
NBC방송은 또 범죄조직원들 사이에서 ‘47’은 공격용 소총 AK-47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버트가 난사했던 총기가 AK-47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수사당국은 ‘고성능 소총’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하이랜드파크를 담당하는 일리노이주 레이크 카운티 중범죄 태스크포스(TF)팀 크리스 코벨리 대변인은 “크리모가 숫자 4와 7에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며 “거꾸로 하면 7과 4, 7월 4일이 된다”고 전했다.
7월 4일은 크리모가 범행한 미국 독립기념일이다. 이날 벌인 그의 무차별 총격에 현재까지 숨진 사람은 7명, 다친 사람은 30여명에 달한다.
범행 당시 크리모는 여장을 한 상태였다. 그는 현장 근처의 모친 집에서 차를 빌려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8시간여 만인 4일 오후 6시 30분쯤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7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 보석금 책정 없이 수감됐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