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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위’ 래리 호건 “트럼프 영향력 줄고 있다” 직격


미국 공화당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당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난입 사건’ 문제로 공화당 일부의 반발에 직면하는 등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외신은 호건 주지사가 반(反)트럼프 색채를 강화하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호건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나와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의 영향력은)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수년간 이런 이야기를 해 왔고, 구명정에 혼자 있는 것처럼 느껴왔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매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우리는 더 큰 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트럼프 세력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영향력 감소에 대해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멀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그의 불출마를 바라는 여론도 적지 않다.

호건 주지사는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하며 낙선 운동을 했던 인사들이 최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며 약진한 것이 영향력 감소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길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며 “이들은 극좌와 극우에 좌절해 지친 대다수의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호건 주지사가 최근 반트럼프 언행을 강화하며 대선 주자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 연설에서 자신을 ‘공화당의 상식적 보수’라고 부르며 “트럼프 후보와 함께 2024년 대선을 치른다면 공화당은 백악관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호건 주지사는 이번 주 뉴햄프셔주를 방문해 비즈니스 그룹들과 면담하는 등 대외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호건 주지사를 지지하는 공공 옹호 단체의 인플레이션 위기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며 “그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정치적 움직임을 강화하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고, 전날에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집회에도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헛소리 기술자’라고 부르며 “그는 스스로 엉망진창이 됐다”고 비난했는데,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최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견제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1·6 의회난입 하원 조사위 소환 통보에 불응하도록 한 자신의 행정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법률 비용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사랑하는 국가를 위해 겪어야 할 트라우마를 지켜보며 입장을 바꾸기로 했다”며 “(조사위와) 증언을 위한 시간과 장소가 합의될 수 있다면 당신이 (조사위에) 가서 진실하고 공정하게 증언할 수 있도록 행정 특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넌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 특권을 언급하며 조사위 소환에 불응해 왔고, 연방 대배심은 지난해 11월 배넌에 대한 2건의 의회 모독죄 혐의 기소를 결정했다. 배넌에 대한 재판은 오는 18일 열릴 예정이었다. 유죄가 확정되면 배넌은 최대 1년의 징역과 10만 달러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배넌 측 변호사가 이날 베니 톰슨 조사위 위원장에 출석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