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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봉쇄에도 상반기 가계 저축 2000조원 늘었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가계 저축액이 지난해보다 10조3300억 위안(2007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길게는 두 달 넘게 봉쇄돼 경제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저축을 늘린 것이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위안화 예금이 18조8200억 위안(365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조7700억 위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가계 예금이 10조3300억 위안(2007조원)을 차지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통신에 따르면 상반기 가계 저축이 이만큼 늘었다는 것은 하루 평균 571억 위안의 돈이 은행으로 몰렸다는 얘기다. 중국 전체 인구로 치면 14억1000만명이(2020년 기준) 1인당 2040 위안(40만원)을 저축한 셈이 된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는 중국인들이 왜 더 저축을 선호하게 됐는지에 관한 글이 종일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코로나 봉쇄 기간 중국인들이 소비 대신 저축을 늘렸다는 건 인민은행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인민은행이 2분기 도시·농촌 예금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저축이 늘었다는 응답은 58.3%로 1분기보다 3.6%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소비가 늘었다 답변은 23.8%로 전분기 대비 0.1%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1%로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최악의 수준이었다.

중국 전문가들은 저축이 급증한 배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꼽았다. 기업의 정상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미래 수입과 지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저축 동기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식, 펀드 등의 수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부 자금이 예금으로 몰렸고 중국 당국의 부동산 시장 규제 때문에 주택 소비 지출이 저축으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둥시먀오 자오롄금융 수석연구원은 “가계 저축이 늘면서 경제 발전의 근성이 강화되고 주민들의 위험 대처 능력이 커졌다”며 “다만 소비 수요 부족과 투자 위축도 동시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소비가 위축되는 건 봉쇄 해제 이후 경기 회복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각 지방 정부는 쿠폰을 발행하거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각종 소비 장려책을 폈다. 둥 연구원은 “전염병 통제로 인한 민생 충격을 최소화하고 재정·통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시해 고용을 안정시키고 주민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