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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증거로 넘쳐나는 中 틱톡, 데이터 보존하라는 요구에는 ‘미적지근’


중국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틱톡(TikTok)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증거로 넘쳐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전쟁 범죄 조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게재된 콘텐츠를 보존하라는 요구가 틱톡에 쏟아지고 있음에도 틱톡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 사용자는 전세계 10억명이 넘는다. 앱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우크라이나인들과 러시아인들도 틱톡에 전쟁 장면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전쟁 범죄를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들에게는 틱톡이 러시아의 불법 폭력 행위와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의 보고가 된 것이다.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술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고 있는 틱톡은 그동안 앱의 콘텐츠를 더 쉽게 보관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제품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에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인권 침해에 대한 디지털 자료를 보관하는 비영리 단체 니모닉의 부책임자 디아 카얄리는 FT에 “틱톡이 중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틱톡과 관련된 많은 의혹이 있으며 나 또한 틱톡의 데이터 보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이 그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지난 2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추가 확대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틱톡은 천안문 사태에 대한 언급을 포함해서 중국을 비판하는 콘텐츠를 검열해왔음을 인정했었다. 이후 틱톡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콘텐츠 검열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초 틱톡 측과 직접 만났다는 카얄리는 “당시 이와 관련해 어떠한 후속 조치도 받지 못했다”며 “틱톡의 프로세스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며 실망스러움을 전했다.

FT는 틱톡이 노골적인 폭력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신속히 제거하는 것과 앞으로 인권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콘텐츠를 보존하는 것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이비드 하스만은 FT에 “틱톡은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플랫폼 중 하나”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만큼 ‘공유 메커니즘’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스만은 이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틱톡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나라마다 저장하는 장소도 모두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틱톡은 올해 초부터 인권 변호사와 활동가 및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수사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프로세스나 제품 자체에 변경 사항을 도입하지는 않은 상태다.

ICC의 부장 검사 카림 칸은 “범죄 현장을 법정으로 끌고 가기 위한 방법으로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면서 “살해나 공격 또는 공격의 결과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것은 엄청난 입증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CC가 틱톡에 러시아의 전쟁 범죄의 증거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길 거부했지만 “향후 수사가 진행될 경우 법원에 증거 보존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