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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금 265억원 ‘멕시코 마약왕’ 체포…넷플 드라마 실존인물


넷플릭스 드라마의 실존 인물이자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살해한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이었던 멕시코 마약왕이 오랜 도주 끝에 붙잡혔다.

1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해군은 ‘과달라하라 카르텔’의 공동 설립자인 라파엘 카로 킨테로를 합동 작전 끝에 시날로아주 산 시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카로 킨테로는 경호원들과 함께 숲이 우거진 지역을 이동하던 중 해병대 소속 탐지견으로부터 발각됐다.

카로 킨테로는 1985년 DEA 요원 엔리케 카마레나를 납치, 고문,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40년형을 선고받고 28년간 복역하다 2013년 8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멕시코 항소법원은 카로 킨테로가 연방법원이 아닌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어야 했다며 석방을 결정했다.

두 달 뒤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어 형집행정지 처분도 취소됐다. 멕시코 경찰은 다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미 카로 킨테로는 종적을 감춘 뒤였다.

미연방수사국은 카로 킨테로를 10명의 지명수배자 중 한 명으로 선정하고 현상금 2000만달러(265억원)를 제시했다.


카로 킨테로는 1980년대 ‘나르코(마약범) 중의 나르코’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마약 거물이다.

마약 대부로 불리던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 등과 함께 1970년대 말 라틴 아메리카의 가장 강력한 마약밀매 조직 중 하나인 과달라하라 카르텔을 만들기도 했다. 과달라하라 카르텔은 1980년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

카로 킨테로가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1985년 DEA 요원 엔리케(키키) 카마레나 살해 사건은 당시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를 냉랭하게 만들었다.

과달라하라 파견 근무 중에 납치된 카마레나 요원의 시신이 한 달 뒤 끔찍한 고문의 흔적이 가득한 채로 발견되자 미국은 분노에 휩싸였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멕시코 전 국방장관을 석방하는 대가로 멕시코 정부에 카로 킨테로 체포를 촉구하기도 했다.

카로 킨테로가 1980년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DEA 요원을 살해하는 이야기는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 멕시코’로도 제작됐다.

이번 카로 킨테로의 체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후 사흘 만에 발표된 것이다.

당시 두 정상은 마약 밀매 대처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외신은 과거 멕시코 대형 마약사범들의 사례처럼 카로 킨테로도 미국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