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수출항이 26일(현지시간) 또다시 러시아의 공습으로 화마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합의가 지난 22일 타결된 이후 두 번째 공습이다. 이로 인해 곡물 수출이 안전하게 진행될지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튀르키예(터키)와 내달 5일 소치에서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등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는 남부 항구 도시인 오데사항과 미콜라이우 등을 공습했다. 러시아는 지난 23일에도 순항미사일로 오데사항 인근을 폭격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는 “오데사 해변의 민간 건물 다수가 흑해 위에서 발사된 공대지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나고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6발의 순항 미사일과 12발의 지대공 미사일을 쐈다”며 “이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 공군이 요격했으나, 사용이 중단된 철교 3곳과 다른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또 미콜라이우에서는 항만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미콜라이우는 오데사에서 동쪽으로 약 100m 거리의 흑해 연안 도시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공격이 항만 시설이나 민간 선박 등 곡물 수출을 겨냥한 것이 아닌 군사 목표를 겨냥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일간 브리핑에서 미콜라이우 남부 지역과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8개의 미사일과 포병 무기고를 파괴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크렘린궁도 곡물 합의와 전혀 무관한 군사 인프라에 관한 공격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저번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군사 목표물에 대한 타격만 언급됐다.
한편 러시아는 곡물 수출 관련 논의를 튀르키예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하베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다음 달 5일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것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8월 5일 소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합의 관련 논의가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에도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협상을 개최하고, 지난 22일 곡물 수출 합의도 끌어낸 바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