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뀌는 사건이 벌어졌다. 유족들은 장례식장을 상대로 5000만달러(약 660억원)의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BC7NY, 뉴저지12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故) 김경자씨(93)의 유족은 다른 여성의 시신을 모친의 관에 넣은 리지필드의 한 장례식장 등을 상대로 5000만 달러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별세했다. 유족들은 한국식 삼일장을 치르기 위해 한 장례식장에서 김씨 시신을 안치했다. 그런데 사흘 뒤 뉴저지주 레오니아의 한 교회에서 장례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김씨 관을 교회로 옮긴 유족들은 관을 열어보고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다.
김씨 딸은 “교회에서 엄마의 관을 열었을 때 ‘이 사람은 우리 엄마가 아니라 훨씬 어리게 생겼다’고 생각돼 그렇게 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 직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직원들은 “김씨가 맞다”며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김씨 관 안에 들어있던 여성 시신에는 김씨의 옷이 입혀져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장례 예배를 마치고 뉴욕 발할라의 묘지로 옮겨져 매장 작업이 시작되고, 관이 묘지에 반쯤 들어갔을 무렵에야 장례식장 직원들이 유족에게 한 사진을 보여줬다. “이분이 혹시 모친이시냐”고 묻는 질문에 사진을 확인한 유족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 딸은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직원들은 관을 꺼내놓고 도망치듯 묘지를 떠났다고 전해졌다.
확인 결과 장례식장 측은 두 고인의 성이 같다는 이유로 시신을 혼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들은 다음날에야 김씨의 시신을 되찾아 안장할 수 있었다. 장례식장 측은 사과했지만, 유족들은 김씨와의 마지막 인사가 악몽으로 남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후 김씨 딸은 어머니 관 속에 들어 있던 여성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김씨는 “이미 시신이 부패해서 그 가족들에게 관을 열어줄 수조차 없었다”며 “우리 엄마와 그분 모두 희생자”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소송에서 이긴다면 승소액 전액을 김씨가 생전에 다니던 교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