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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역전… 자본 유출 우려 커진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두 달 동안 금리를 1.5% 포인트 끌어올리는 초강력 조치다. 한국은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보다 이자율이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2.25~2.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2.25%인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는 데 전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와 생산 지표가 약화했고 성장과 소비지출이 크게 둔화했는데, 실질가처분소득 감소와 재정 상황 악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8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9%로 집계되며 지난 1분기(-1.6%)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진입했다. 민간 기업들의 재고 투자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경기침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약간의 침체를 볼 수 있지만 노동시장에서 나오는 강력한 데이터가 있고, 수요도 여전히 강해 미국 경제는 올해도 계속 성장하는 궤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물가) 데이터와 경제 전망 변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음 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큰 또 다른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지속을 언급했지만 경기 둔화 지표를 인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에 안도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미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주요 20개국 중 11번째로 높은 금리 수준을 갖추게 됐다.

한국도 금리 역전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통화 당국 관계자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곧바로 달러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면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