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대만 동부 해역에 탄도 미사일 등 여러 형태의 미사일을 다수 발사했다고 밝혔다.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대만 동부 외해의 예정한 해역에 둥펑 탄도 미사일 등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고, 전부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스이 대변인은 “정밀 타격과 지역 거부 능력을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의미로, 대만 유사시 미국의 증원 전력 개입을 견제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사일 탄착점이 대만 동부 해역이라는 점에서 중국 본토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 동부 해역을 표적으로 삼아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 중부의 타이중, 남부의 가오슝 등 대만 3대 도시의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대만 국방부도 중국군이 오후 1시56분(한국시간 2시56분)부터 둥펑 탄도 미사일을 연달아 쏘아 대만 동북부와 남서부 수역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만군이 즉각 둥펑 미사일 발사 상황을 파악하고 방어 시스템을 즉각 가동하는 한편 전비태세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이날부터 7일까지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시된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재래식 미사일(핵미사일 제외 의미) 시험 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도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장사정포 포격, 대만 동부 바다에 떨어지는 미사일 발사 등이 훈련 프로그램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인민해방군은 오후 1시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해협 동쪽으로 장거리 실탄 사격을 했고, 정밀 타격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훈련을 통해 ‘대만은 중국 영토 일부’라는 주장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만 봉쇄’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통일 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면서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