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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에워싼 중국軍, 미사일 퍼부어 동부 해협 정밀 타격


중국이 4일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실탄 사격 훈련과 대만 상공을 가로지르는 재래식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SNS 공식 계정에 “동부전구 육군 부대는 오후 1시쯤(현지시간)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대만해협 동부 특정 지역을 정밀 타격하는 등 기대한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또 “대만 동부 외해의 여러 지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집중 타격했고 목표물을 모두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또 대만 동부 해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오후 1시56분터 4시까지 대만의 동·남·북부 해역에 둥펑(DF)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미사일이 떨어진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도 타이베이와 최대 항구도시 가오슝에 인접한 바다로 추정된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대만 동쪽 해역을 표적 삼아 타이베이, 가오슝, 타이중 등 3대 도시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군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지난 2일 밤 대만을 에워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에서 중요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에 따르면 서남부, 북부, 동북부 훈련 구역은 대만이 2009년 선포한 12해리 영해 이내에 걸쳐 있다. 특히 서남부와 북부 훈련 구역 중 대만과 가장 가까운 곳은 10해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훈련은 대만 무력 통일의 옵션 중 하나로 거론되는 해상 봉쇄를 시험해보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캄보디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이 취한 조치와 앞으로 취할 조치는 꼭 필요하고 제때 반격하는 방어적인 것”이라며 “도발자에 대한 경고이자 지역 안정과 대만해협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대만 통일 작전의 리허설”이라고 규정했다. 중국군은 7일 낮 12시까지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대만 교통부는 8일 오전 10시로 연장됐다고 밝혔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18개 국제선 항로가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타이베이 비행정보구역(FIR) 조정에 따라 900여편 항공기의 운항 시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사들도 운항 차질을 빚고 있다. 주 5회 대만 직항노선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은 5, 6일 항공편 운항을 취소하고 7일에는 1시간 늦춰 운항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대만 직항편 운항 스케줄을 3시간 앞당긴 데 이어 5일 예정된 항공편은 취소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김지애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