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 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수위를 조절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과도한 금융시장 개입이 되레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연준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 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불편할 정도로 높은 물가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FOMC 참석자들은 또 “인플레이션이 긴축 통화정책이나 그에 따른 경제활동의 둔화 속도보다 느리게 반응해 당분간 물가가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은 지나친 금리 인상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회의록에는 “많은 참석자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보다 과도하게 정책 스탠스를 취할 위험이 있음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자이언트스텝 대신 빅스텝으로 보폭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의사록 공개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9월 0.5% 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64.5%로 높아졌다.
미국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긴축통화가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를 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