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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오지마’…경합지역 민주당, 백악관과 거리두기


11월 중간선거에 나서는 민주당 주지사와 상·하원 후보 상당수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책임론으로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지원 유세가 오히려 선거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고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차기 대선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민주당 후보자 6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원하지 않았다”며 “바이든 대통령 방문 때 적극적으로 그를 피하려는 후보들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펜실베이니아나 애리조나 등 경합지역의 민주당 선거운동 관계자 12명 이상과 인터뷰했더니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캠페인이 선거를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법안을 홍보하고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기 위해 순회에 나서지만,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거리 두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위 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정책성과 홍보를 위한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후보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꺼린다는 것이다.

실제 상원 선거 최대 경합 지역으로 떠오른 오하이오주의 민주당 후보 팀 라이언 측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해리스 부통령에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라이언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받은 공화당의 J.D. 반스 후보와 박빙 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인주의 자레드 골든 민주당 하원 의원은 “나는 수조 달러가 드는 대통령 어젠다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오하이오주의 마시 캅투르 하원 의원도 광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의해 오하이오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위축되도록 내버려 뒀다”고 비판했다.

경합지역 후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닌 약점 때문이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경합 지역의 민주당 후보 대부분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42%로 지난 5월 조사 때와 같았다.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지 못한 것이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프레임을 짜고, 그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대체로 인플레이션 책임론을 부각하고, 그가 고령인 점도 강조한다.

로이터는 “민주당 후보들은 상대들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에 대한 난감한 질문에 맞닥뜨릴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답변은 경쟁자들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