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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이 신록으로… 85년간 빙하 절반 사라진 스위스


스위스에서 지구온난화로 85년간 알프스 빙하의 절반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부터 해빙이 가파르게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2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가 1931년부터 2016년까지 85년간 현지 산악지역 사진을 분석해 빙하의 변화를 분석했다”며 “전체 빙하에서 절반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10년마다 뉴욕주 맨해튼 크기의 빙하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맨해튼의 면적은 88㎢다. 취리히연방공과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매년 스위스 알프스에서 서울 여의도(2.9㎢)보다 3배나 큰 면적의 빙하가 녹거나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심각한 건 빙하 해빙의 가파른 속도다. 취리히연방공과대 연구진은 사라진 빙하의 12%가 2016년까지 6년간 녹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의 다니엘 파리노티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여름 폭염을 고려하면 빙하 손실은 최악의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양의 빙하가 녹은 2003년보다 올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파리노티 박사는 “올해 기후는 극단적이었다. 겨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고, 여름에 뜨거웠다. 이런 기후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CNN은 1930년대와 올해 스위스 산악지역의 같은 곳을 비교한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80여년 전 눈으로 뒤덮인 곳은 이제 신록을 펼친 초원이나 숲으로 바뀌었다. 연구진은 2015년 파리협약이 약속대로 준수돼도 21세기 말까지 빙하의 60%를 더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위스 같은 내륙 산악 국가에서 빙하는 담수로 활용된다. 올여름 같은 가뭄이 계속되면 스위스는 식수난을 겪을 수 있다. 만년설이나 호수를 변형해 관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CNN은 “기후 위기가 세계 빙하 지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역 산업은 붕괴된다”며 “가장 심각한 피해는 담수의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