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등 강력한 방역 조치로 중국 내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스타벅스, 아디다스 등 현지에서 영업 중인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실적이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최근 분기 실적에서 중국 시장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3일로 끝난 2분기 중국 내 매출액이 44%나 하락했다. 4분의 1가량의 매장이 제로 코로나 봉쇄로 문을 닫은 채 분기를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두 달간 봉쇄 조치가 이뤄진 상하이 내 매장 940곳은 분기의 절반이 넘는 기간 동안 영업하지 못했다.
벨린다 웡 스타벅스차이나 대표는 “최근 분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동제한과 폐쇄 조치로 중국 시장의 회복 추세를 예측하기 쉽지 않으나 이 같은 조치가 풀리면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의류업체 아디다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35% 하락했다. 또 주가는 올해 들어 39%나 하락해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경영 실적 부진을 떠안고 물러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카스퍼 로스테드 CEO가 내년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스테드 CEO는 2016년 재임해 디지털 전환 추진 등으로 온라인 매출액을 5배 이상 늘리는 등 좋은 실적을 올렸다. CEO 임기는 2026년까지였으나 중국 내 경영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조기 퇴임하게 된 것이다. 아디다스는 양측이 합의한 결정으로 후임자 결정 전까지 그가 CEO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의 경쟁사인 나이키도 20%가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애플은 중화권 매출액이 1.1% 주는 데 그쳐 외국계 기업 가운데 선방한 편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보복 소비’ 수혜를 기대했던 명품 업체들도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까르띠에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스위스 리치몬트는 지난 분기 중국 매출액이 37% 급감했고, 구찌 등을 소유한 프랑스 케링과 영국 버버리 그룹은 각각 35% 매출이 떨어졌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