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총기 규제 운동가이자 우버 운전사 맥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가 미국 플로리다주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후보가 됐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돼, 미 의회 역사상 최초의 Z세대 정치인 탄생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더힐, CNN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프로스트가 전날 실시된 올란도 10 지역구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코린 브라운 전 하원 의원, 랜돌프 브레이시 주의원 등 유력 경쟁자를 제치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프로스트는 “나는 (어린) 나이 때문에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제외돼 왔다. 이번 승리는 ‘젊은이들을 빼놓지 말라’는 의미”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첫 번째 Z세대 의원이 될 것”이라고 썼다.
WP는 프로스트에 대해 “노동계급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올해의 새로운 민주당 후보 중 한 명”이라며 “다른 Z세대와 매우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Z세대의 이상과 현실을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라는 의미다.
실제 프로스트는 15살 때인 2012년 코네티컷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폭력에 항의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단체 ‘우리 삶을 위한 행진’ 이사직을 맡았고, 지난 5월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때 론 드샌티스 주지사와 설전을 벌이며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미국 시민 자유 연합’에서도 일했다. 학자금 대출 탕감이나 의료보장 확대, 마리화나 합법화, 수감자 투표권 회복 캠페인 등도 벌였다. 프로스트는 대학을 마치지 않았고, 대신 시민단체에서 일하며 생계를 위해 우버를 몰았다.
프로스트 1960년대 미국에 이민을 온 아프리카계 쿠바인 어머니에게 입양됐다. 그녀는 공립학교에서 30년 동안 특수교육을 가르친 교육자라고 한다. 그의 친부는 아이티, 친모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그의 뿌리는 미국 사회 소수 인종의 집합체인 셈이다.
그의 정치적 상징성은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에드 마키 등 진보 계열 상원의원의 지지를 끌어냈다. 마키 상원의원은 그를 지지하며 “우리는 젊은이들의 말을 듣고, 그들이 (국가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그때가 그린 뉴딜을 얻을 수 있는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도전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은 의회에 없다”며 “우리도 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