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군의 실탄 경고 사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이 안보 최전선으로 여기는 진먼다오에 또 다시 무인기(드론)을 띄웠다.
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전날 오후 6~8시 중국의 민간용 드론 3대가 관할 지역에 들어와 실탄 방어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드론 3대는 푸젠성 샤먼 방향으로 돌아갔다.
대만군은 지난 30일 진먼다오 부속섬인 얼단의 해상 통제 구역 상공에 진입한 중국 드론을 향해 처음 실탄 방어 사격을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펑후섬 군 기지를 방문해 “적시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 중국 공산당 무인기를 제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진먼다오는 중국 본토 샤먼과 3.2㎞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대만은 이곳을 안보 최전선으로 여기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달 2~3일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국 드론은 23차례 대만 관할 지역에 침입했다. 대만은 중국군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신호탄을 쏴 퇴거시키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이 일자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바꿨다. 최근 얼단섬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대만군 병사가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고 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군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언제든 대만을 무력 제압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과 대만간 실질적 경계선 역할을 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400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시밍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는 침공의 선행조치”라며 “중간선 무력화라는 첫 단계를 밟은 중국은 이제 군사 공격으로 대만 독립을 통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