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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에 추락하겠다” 美 공포의 5시간… 결국 콩밭에 착륙


항공사 직원이 미국 미시시피주 투펄로 지역에서 탈취한 경비행기를 인근 월마트에 추락시키겠다며 위협 비행을 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투펄로 항공에서 10년간 연료 담당 직원으로 일해온 코리 웨인 패터슨은 투펄로 공항에 있던 비치크래프트 킹 에어 C90A 경비행기를 혼자서 훔쳐 타고 이륙을 강행했다. 패터슨은 이륙을 위해 전날 밤 항공기에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였다.

그는 비행 후 911에 직접 연락해 “웨스트 메인 지역의 월마트에 비행기를 추락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마을 일대는 혼란에 빠졌다. 경찰은 월마트를 비롯한 인근 상점을 모두 폐쇄하고 도로를 차단한 뒤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패터슨은 투펄로 지역을 비롯해 인근 블루 스프링스와 홀리 스프링스 국유림 상공 등을 5시간 이상 선회하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경찰은 패터슨과 통화하며 착륙을 권고했지만, 그는 비행기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가 비행기 착륙법을 알려주며 투펠로 공항에 착륙시키려 했지만 패터슨은 마지막 순간 착륙을 멈춰 당국을 긴장하게 했다.

그는 결국 연료 부족으로 도심이 아닌 한 콩밭 위로 착륙한 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비행 도중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부모님과 동생을 사랑한다”며 “당신들 잘못이 아니다. 사실은 남을 해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본질적으로 작별 인사였다. 그 시점에 항공기 연료가 거의 바닥났음을 알아차렸다”고 했다.

경찰은 비행기는 일부 손상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패터슨은 조종사 면허가 없지만 일부 비행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위협 비행 동기를 집중 수사 중이다. 수사에는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연방항공청(FAA) 등 연방 당국도 참여했다.

토드 조단 투펠로 시장은 “오전 내내 머리 위를 떠도는 비행기를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지만 결국 최선의 시나리오로 사건이 해결됐다”며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 공항의 비행기 보안 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 연방교통안전국의 페터 고엘스 전국장은 “전국의 소형 공항과 경비행기나 회사용 소형기를 임대하는 비행장들의 항공기 보안 문제는 오래전부터 교통당국의 근심거리였다”고 말했다. 탈취된 비행기가 테러에 이용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