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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보는 차가운 시선…다음세대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 교도소에서 출소한 금자(왼쪽·이영애 분)가 전도사(김병옥 분)가 건넨 두부를 손으로 쳐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금자를 마중 나온 전도사 일행이 마시고 있던 종이컵을 땅바닥에 버린 장면. ‘친절한 금자씨’ 캡처

소년 살해 혐의로 교도소에 간 금자가 출소하던 날. 금자와 가까이 지내던 한 전도사가 금자에게 두부를 선물한다. 하지만 금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부를 떨어뜨리고 “너나 잘하세요”라고 쏘아붙인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한 장면이다. 앞서 커피를 마시며 금자를 기다리던 전도사 일행은 금자가 나오자 이내 마시던 커피와 종이컵을 땅바닥에 버린다.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담겨 있는 상징적 장면이다.

임성빈 장신대(기독교와문화) 교수는 “금자의 말은 그저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며 “교회에 가해지는 비판적인 시선에 섭섭함을 토로하기 전에 과연 그동안 교회가 교회다웠는지, 기독교인이 신앙인다웠는지를 돌아보며 치열하게 각자 삶에서 복음의 가치대로 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위와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과학혁명으로 신이 되려는 인간지상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교회와 기독교인의 모습은 그것이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부정적인 묘사가 상당수다. 하지만 기독교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치거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같이 거세게 대항하며 행동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한다. 대신 자성의 기회로 삼고 성도와 다음세대가 비판적 시각으로 문화를 대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은 “전투적으로 대처한다면 결국 사회가 종교에 기대하는 겸손함은 나타날 수 없다”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중문화를 악마시한 결과가 결국은 이 사회와 유리된 신앙인을 만들었다”며 “이 때문에 대중문화 역시 기독교를 적대시하도록 만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순전한 교회의 구제와 사회봉사 노력조차 최근엔 전도를 위한 활동이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는 것이 현실이다. 임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교회를 향한 사회의 저항을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이 선한 일을 행하면서 지나친 공로의식과 허례가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기독문화는 신앙이라는 깊은 뿌리를 바탕으로 삶이라는 줄기를 거쳐 열매로 맺는 것인데 교회는 그동안 신앙심만 보여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러면 다음세대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조 소장은 “대중문화를 맞다, 틀리다 문제로 교육하기보다는 세상 문화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기독교 신앙과 복음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보편적인 콘텐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복음이 왜 이 사회에 필요한지 보여주는, 교회가 세상에 의미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문화를 만들어내도록 그리스도인 각자의 소명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