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96세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다.
장례식은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거행되며 전 세계 약 200개 국가·지역에서 방문하는 해외 귀빈 500명을 포함해 2000여명이 참석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장례식 참석을 위해 17일 밤 런던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18일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여왕의 관에 참배하고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했다. 18일로 예정됐던 바이든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첫 정상회담은 유엔 총회 기간인 오는 21일로 연기됐다.
다른 나라 정상들도 장례식 참석을 위해 속속 영국에 도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 내외가 참석할 예정이며, 왕치산 중국 부주석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도 초청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돼 있어 인권 운동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사급 인사가 초청장을 받은 북한은 참석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2000년 영국과 수교한 북한은 웨스트런던에 대사관이 있다.
장례식은 오전 10시 44분 여왕의 관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지면서 시작된다. 오후 12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오전 11시 55분쯤 장례식이 끝나면 나팔 소리와 함께 영국 전역은 2분간 묵념에 들어간다. 장례식이 끝나면 여왕의 관은 말이 끄는 총포차에 실려 오후 12시 15분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출발해 호스 가드 퍼레이드 광장, 더 몰, 버킹엄궁을 지나 오후 1시 웰링턴 아치에 도착한다.
찰스 3세 국왕과 왕실 일원들이 장례 행렬의 뒤를 따르고 카밀라 왕비, 캐서린 왕세자빈, 메건 마클 왕자빈 등은 자동차로 행렬을 따라간다. 여왕의 관이 이동하는 동안 런던의 상징인 대형 시계탑 ‘빅벤’에서는 1분 간격으로 종이 울린다. 이후 여왕의 관은 영구차로 옮겨져 웰링턴 아치에서 서쪽으로 약 34㎞ 떨어진 윈저성으로 이동한다. 오후 3시쯤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로 옮겨진 여왕의 관은 비공개 가족 예배 끝난 뒤 남편 필립공 옆에 안장된다. 영국 BBC 방송이 장례식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 조문은 여왕의 관이 공개되는 시한인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이 몰리면서 지난 17일엔 대기시간이 24시간까지 늘어났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13시간 줄을 서서 조문했다. 유튜브에는 대략적인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실시간 영상이 등장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