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에 휩쓸린 일본 열도 서남부 규슈 곳곳에서 강우와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규슈 동부 미야자키현 에비노에서 24시간 강수량은 725.5㎜로 측정됐다.
일본 기상청은 19일 “미야자키현에서 토사 재해, 하천 범람에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며 “미야자키현의 1급수계 혼조강에서 여전히 높은 수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규슈 관측소 8곳이 500㎜ 이상의 일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중 에비노 관측소의 오전 9시까지 24시간 평균 강수량은 가장 많았다. 9월 평균(30년치)인 482.6㎜보다 50%나 초과한 725.5㎜로 측정됐다. 한 달 반 동안 내릴 비가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일본 정부는 난마돌에서 쏟아지는 비에 따른 수해를 막기 위해 18개 광역단체의 105개 댐을 사전 방류했다. 사전 방류를 적극적으로 채택한 2020년 이후 특정 태풍 대응으로는 가장 많은 댐의 수문을 열었다. 하지만 난마돌에 휩쓸린 규슈와 혼슈 서부에서 7개의 하천이 제방이 무너지거나 범람할 위기에 놓였다.
최대풍속 초속 50m를 육박하는 강풍은 미야자키현에서 4층 건물 외벽을 무너뜨렸고, 가고시마현에서 건설용 크레인을 부러뜨렸다. 미야자키현에서 가설 건물이 강풍에 50m가량을 날아가기도 했다. 가로수를 쓰러뜨리고 행인을 넘어뜨리고 건물의 창을 깰 정도로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우산은 무용지물이 됐다.
난마돌은 이제 혼슈로 이동해 북동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 기상청은 오후 1시 태풍통보문에서 “난마돌이 낮 12시 현재 일본 오사카 서쪽 약 39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난마돌의 위력은 다소 약화됐다.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2m(시속 115㎞)로 측정돼 강도는 ‘강’에서 ‘중’으로 내려갔다. 난마돌은 20일 낮 12시 일본 센다이 북동쪽 약 13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