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 외곽 최전방 진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다친 개를 치료하고 있다. AP뉴시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병사가 개를 잡아먹었다는 통화 내용이 우크라이나의 감청을 통해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감청해 트위터에 올린 러시아군 병사와 본국의 가족 간 45초짜리 통화 녹음에는 배급받은 전투식량에 질렸다는 병사의 불평이 나온다.
“최소한 잘 먹고는 있느냐”는 질문에 병사는 “몹시 나쁘지는 않아. 어제 알라바이를 먹었어.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이라고 대답했다. 알라바이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 양치기 개(Central Asian Shepherd Dog)를 일컫는 러시아 말이다.
러시아군은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전투식량을 병사들에게 지급한다. 유효기간이 길고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는 식품들이다.
파괴 러시아 전차 앞 지나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AP뉴시스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을 구출하려는 대대적인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군 병사들은 이미 슈퍼마켓을 약탈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고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식량을 간청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나돌았다.
리처드 대넛 전 영국 육군 참모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상황에 대해 “이 젊은이들은 지금 겁을 먹고 있을 뿐 아니라 굶주려 있다. 탱크의 연료도 구할 수 없다. 그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BBC에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