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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대만침공 대비… 필리핀, 美와 남중국해 합동훈련 확대


미국과 필리핀이 대만 국경 인근을 포함한 남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 규모를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친미 노선을 강화하는 필리핀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한 군사협력 강화에도 나선 것이다.

마이클 로지코 필리핀 연합훈련센터 소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양국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에 병력 1만60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대만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루손섬 북부 지역 등에서 공동작전을 위한 전면적인 전투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3월 발리카탄에 사상 최대 규모인 8900명이 참여하는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펼쳤다.

양국은 이번 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최하는 연례 안보협의회에서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무장관과 호세 파우스티노 필리핀 국방장관은 29일 양자 회담도 개최한다. FT는 “대만 주변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군사 활동이 필리핀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이 동반되지 않은 필리핀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중 노선을 강조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결이 다른 발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마르코스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했다.

미·중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본부에서 진행한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국 발표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대만 주변 무력시위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은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가 보도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중 강경 정책을 주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