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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 인수해 만든다는 슈퍼앱 ‘X’… 기능은?


세계 최고 재벌이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한때 철회했던 SNS 플랫폼 트위터 인수를 다시 추진하면서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엑스(X)’를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는 5일(한국시간) 오전 7시39분 트위터에 “트위터를 사들이는 것은 ‘X’ 앱 개발의 촉진제”라고 적었다. 앱의 이름을 알파벳 ‘X’로만 지칭했을 뿐 구체적인 기능을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트위터 이용자와 대화 과정에서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면 ‘X’ 앱을 개발하는 시간이 3~5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트위터에 결제 기능을 장착해 슈퍼 앱으로 변경할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지난 5월 팟캐스트 채널 ‘올인’과 인터뷰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원을 안겨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암호화폐든 법정통화든 앱에서 결제할 수 있다면 유익할 것”이라며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성공 사례로 지목했다.

머스크가 그동안 언급해온 슈퍼 앱에 대한 구상을 종합하면 SNS 플랫폼, 전자 결제, 이커머스, 자동차 호출·공유를 모두 구현할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머스크는 이미 전자 결제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을 가졌다. 미국 간편 결제 플랫폼 페이팔을 1999년 피터 틸과 공동으로 창업했다. 페이팔은 2002년 이베이에 인수된 뒤 2015년부터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창업해 페이팔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자신의 경영 철학을 설명할 때 페이팔을 언급하며 스타트업 창업자 시절을 복기한다.

머스크는 그동안 자신의 사업에 ‘X’라는 알파벳 문자를 즐겨 사용해왔다. 당장 페이팔만 해도 원래의 이름이 ‘X닷컴’이었다.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이름에서도 ‘X’에 대한 머스크의 남다른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머스크의 ‘X’ 앱 개발 계획을 놓고 일각에서는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명분을 쌓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머스크가 원래의 계약 조건에 따라 주당 54.2달러로 인수를 재추진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트위터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이사회는 지난 4월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액 440억 달러로 자사를 매각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를 인수할 자격을 확보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7월 “트위터가 허위 계정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계약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트위터는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진행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오는 24일까지 트위터 인수 절차도 마무리해야 한다. 금융 당국의 승인 절차에 따른 행정상 지연에 한해 인수 마무리 기한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때까지 인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트위터에 10억 달러만 안겨주고 경영권을 상실한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와 법원에 인수 추진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비스는 “머스크가 승소 확률을 낮게 봤다는 신호”라며 “440억 달러의 인수 거래는 어떤 식으로든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