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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처럼” 일론 머스크 발언에 화난 대만… 항의 빗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홍콩특별행정구를 언급하며 중국과 대만의 통합을 제안했다. 결국 대만을 중국에 편입하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대만에서 머스크를 향한 항의가 빗발쳤다.

9일 대만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담당 기관인 대륙위원회는 지난 8일 “머스크는 단순히 기업의 투자이익을 고려해 민주국가를 전제국가의 특별행정구로 바꾸라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대만은 물론 어느 나라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륙위원회는 “대만은 어떤 상업적 거래의 산물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어떤 제도적 안배도 거부했다”며 “대만은 지역의 민주정치와 세계 과학기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과학기술 공급망에서 오랫동안 테슬라와 협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를 포함한 기업인이 대만과 교류하며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지난 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을 따져보자”며 “그들(중국과 대만)이 홍콩보다 더 관대한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7년 영국령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특별행정구를 언급한 머스크의 제안은 결국 ‘대만을 중국에 흡수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머스크를 CEO로 둔 테슬라는 중국에서 전기차와 태양광 사업을 왕성하게 전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고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다. 머스크의 중국 편향적인 발언의 근원을 여기서 찾는 분석도 있다.

다음 달 26일 수도 타이베이 시장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공직인원선거를 앞둔 대만 정가에서 머스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대변인을 통해 “머스크의 견해는 대만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진당 소속 타이베이 시장 후보인 천스중은 “머스크는 성공한 기업인이지만 양안의 복잡한 관계를 더 공부해야 한다. (머스크가) 그렇게 말하는 건 대만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