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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권력투쟁 안 끝났나…당대회 코앞인데 최고 지도부 인선 깜깜이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 관해선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총서기에 오른 2012년 18차 당 대회 때는 홍콩, 대만 등 중화권 매체들이 7명의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 명단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연임한 2017년 19차 때는 당 대회가 임박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나돌았고 3연임을 앞둔 올해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 주석과 정치 원로들간 권력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20차 당 대회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당 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9기 7중전회)가 9일 시작됐다.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가 당 대회 개최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최종 준비하고 점검하는 과정이다.


20차 당 대회와 관련해 확정적인 건 시 주석의 3연임이 공식화된다는 사실이다. 그 외에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시 주석 집권 이래 지도부 인선이 깜깜이가 된 건 덩샤오핑 시대 이후 제도화된 집단 지도 체제와 권력 승계 관행이 깨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후계자를 둘러싼 권력 투쟁을 차단하고 권력 승계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두 번째 총서기 임기 시작 때 차기 지도자 후보를 상무위원에 발탁하는 ‘후계자 격대 지정’ 원칙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낙점했던 후춘화 당시 광둥성 당서기를 19차 당 대회 때 상무위원으로 발탁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후춘화 부총리가 올해 상무위원에 진입해 내년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의 후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정가 소식을 잘 안다고 평가받는 홍콩 매체 명보는 최근 후 부총리의 고향인 후베이성 우펑을 찾아 그의 정치 인생을 조명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지난 8월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 모임인 베이다이허 회의를 전후해 차기 총리 1순위로 부상한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후 부총리와 같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지만 올해 59세인 후 부총리보다 8살 많아 후계 구도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 주석의 측근인 리잔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018년 헌법에 명기된 국가주석 임기 10년 규정을 없애 장기집권의 근거를 마련했다. 시 주석은 또 집권 이래 부패 척결을 내세워 당·정·군에 포진한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했다. 지난달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과 푸정화 전 사법부장 등 이른바 ‘쑨리쥔 정치 파벌’ 6인이 줄줄이 중형을 선고받은 건 집권 2기 대대적으로 진행된 공안 분야 숙청이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쑨 전 부부장은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직속 부하였다. 이렇게 시 주석 집권 10년 동안 중국 지도부 인사의 기준이 됐던 계파 안배와 관례는 모두 깨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절대 권력 체제를 구축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 후진타오의 정치적 기반인 공청단 등 원로 집단의 반발과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권력 구도를 파악할 수 있는 6개 지표로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 차기 총리, 정치국 구도, 시 주석에 대한 영수 호칭, 시 주석의 직책 추가, 당헌 개정 여부를 제시했다. 시 주석 측근으로 분류되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황쿤밍 중앙선전부 부장,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등이 상무위원에 얼마나 포진하는지에 따라 시 주석의 권력 장악력과 내부 저항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당의 ‘핵심’으로 불리는 시 주석이 공식적으로 ‘영수’ 칭호를 얻게 되면 이는 마오쩌둥 이후 처음이다.



20차 당 대회 직전에 열리는 19기 7중 전회는 당 대회 개최를 준비하는 행정 절차의 성격이 짙다. 당 총서기인 시 주석은 당 대회 개막식에서 발표할 업무보고 초안을 중앙위원들에게 공개했다. 또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당의 헌법격인 당장 개정안에 대해 설명했다. 200여명의 중앙위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당장 개정안 등을 논의하고 보고서 초안에 대한 심의를 당 대회에 제청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게 된다. 당장 개정안에는 시 주석의 당 중앙 및 전당 핵심 지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 개막식에서 3시간 30분 동안 업무보고를 하며 2020년 전면적 샤오캉 사회,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2050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달성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 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에선 지난달 29일 이후 8개 구에서 2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시는 전날 브리핑을 열어 신규 감염자의 동선을 분 단위로 공개하고 “해외 및 베이징 외 도시에서의 유입은 코로나19 예방 통제의 가장 큰 위험”이라며 “방역 의식을 강화하고 개인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