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재검토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상이 백악관을 통해 전해졌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채널 CNN에 출연,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랜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관계에 대해 재평가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월례 장관급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11월부터 일간 원유 생산량을 이달 대비 200만 배럴 줄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 플러스의 감산 폭은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최대로 평가된다. OPEC 플러스는 다음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4185만 배럴로 제한한다.
이로 인해 미국과 사우디의 오랜 밀월은 깨질 위험에 놓였다. 미국은 1974년 사우디의 국가안보를 보장하는 대신 석유 수출대금을 달러로 받는 협정을 맺었다. 이로 인해 미국 달러화는 기축통화로 지위를 굳건하게 지켜왔다.
로버트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사우디가 원유 감산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며 “개발도상국들에 닥칠 문제를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커비 소통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에 실망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사우디와 관계가 어떤 형태로 설정될지에 대해 의회와 공조하고 싶어한다. 곧 대화에 나설 것이다. 기다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