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최근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Xylazine)’을 기존 마약류와 섞어 투약하는 신종 혼합 약물이 CA 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급증하고 있어 비상입니다.
이에 식품의약국 FDA가 '트랭크'(tranq), '좀비 약'(zombie drug)으로도 불리는 이 약품의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연방 식품의약국 FDA가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수입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FDA는 어제 (28일) 성명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펜타닐과 헤로인 등 불법 약물에서 동물성 진정제 자일라진이 함유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 시 정식 절차를 통해 들어온 제품인지 심사를 더 엄격히 진행하고 합법적인 수의학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등 증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일라진은 지난 1962년 개발된 동물용 마취제로 수의사들이 말이나 소, 코끼리 등을 마취할 때 사용하거나 고양이 구토 유발제로 사용되는 동물용 약품입니다.
국내 규제약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다른 약물에 비해 엄격한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고 유통도 비교적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마약 중독자들이 이 자일라진을 기존 불법 약물과 혼합해 투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혼합 약물을 투약할 경우 기존 불법 마약들의 단점인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효과를 내서 중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좀비를 연상케하는 기괴한 몸짓을 보이기도 하고, 주사기로 찌른 부위의 피부 조직이 괴사해 죽은 부스럼이 생겨나곤 하는데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어 ‘트랭크’ 혹은 ‘좀비 드럭’이라고도 불립니다.
게다가 이 혼합 약물을 과다 복용할 경우 해독제로 사용되는 날록손 (Naloxone) 등을 투여해도 치료가 되지 않아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잇따라 사회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일라진까지 유행하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보건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펜타닐이 10년 전에 퍼지기 시작한 것처럼 현재는 자일라진 중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약물 과다 복용 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