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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확전 양상… 궁지 몰린 푸틴, 민간인 폭격 초강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이틀째 공습을 단행하면서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에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다. 이곳 시의회 관계자는 “학교와 의료기관, 주택용 건물 등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비상사태 위원회도 12발의 러시아 S-300이 공공기관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키이우 체르니히우 등 도시에서도 공습경보가 울렸고, 빈니차의 화력발전소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러시아의 공습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19명이며 부상자는 105명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키이우 르비우 드니프로 자포리자 수미 하르키우 등 도시에 크루즈 미사일 84발을 퍼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작전 총사령관에 지명 수배령을 내렸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 사이트에 게재된 수배령 정보를 인용해 세르게이 수로비킨 총사령관에게 형법 제110조 ‘우크라이나 영토 통합성 훼손’ 혐의가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전쟁 개입이 확대된다면 적절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망에 구멍이 생긴 것을 필두로 서방의 대공방어 수단 지원이 현실화하자 이를 저격한 것이다. 세르게이 Žd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직접적 충돌은 러시아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걷잡을 수 없는 긴장 고조의 위험을 깨닫기를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에 폭격을 감행한 것은 내부의 부정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외신들이 분석했다. NYT는 “전쟁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푸틴이 그의 국민을 위해 잔인한 무력 과시가 필요하다고 믿는 지경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정치 분석가이자 전 크렘린 연설비서관인 압바스 갈랴모프는 “이번 공격은 푸틴이 여전히 유능하고 군대가 뭔가를 잘한다는 것을 지배계급에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 강경파는 군이 마침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기 시작했다. 최근 군 수뇌부를 비판했던 체첸의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텔레그램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100% 만족한다”고 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