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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이 1유로로… 러시아 자산 휴지조각 된 ‘이 기업’


일본 닛산자동차가 1조원에 달하는 러시아 내 자산을 단 1유로(약 1387원)에 매각했다.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서방 세계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서 더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거액의 자산을 포기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닛산이 러시아 내 자회사 주식을 현지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 NAMI에 양도했다”며 “닛산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연구소, 수도 모스크바의 마케팅센터도 NAMI로 매각됐다”고 보도했다. 닛산이 NAMI에 팔아넘긴 자산의 가치는 6억8700만 유로(약 9525억원)로 추산된다.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산이 사실상 증발한 셈이다. 1유로의 매각 대금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문서에 기록하기 위한 서류상 가격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러시아 개인·단체의 자산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서방 세계의 대(對)러 제재에 가담하고 있다.

다만 닛산은 내년 3월로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닛산의 러시아 자산 매각은 6년 안에 자산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이른바 ‘바이백’ 방식으로 이뤄졌다.

러시아에서 사업 손실은 닛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닛산에 앞서 일본 기업인 도요타자동차·마쓰다도 러시아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닛산의 러시아 내 자산 매각으로 프랑스 기업 르노자동차도 ‘유탄’을 맞게 됐다. 르노자동차는 닛산 지분 43%를 보유했다. 닛산의 러시아 내 자산 매각에 따라 올해 하반기 3억3100만 유로(약 4천59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