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위원회가 마리우폴에 대규모 피란 버스를 투입해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던 계획이 또 다시 무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마리우폴로 가던 적십자팀이 자포리자로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ICRC는 성명에서 “차량 3대와 9명의 적십자 대원으로 구성된 팀은 마리우폴에 도착할 수 없었으며,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도 개설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십자 팀은 토요일(2일) 다시 한번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안전통로를 개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마리우폴에서 베르댠스크를 경유해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십자팀은 마리우폴에 도착하지 못했고, 적십자팀을 뒤따를 예정이었던 45대의 피란 버스도 러시아군의 저지로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은 한 달째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로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인도주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상으로 연결한 거점으로 보고 우크라이나 침공 뒤 포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테차나 로마키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달 28일 러시아 침공 이후 마리우폴에서만 적어도 민간인 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5000여명의 시신이 매장됐지만, 계속되는 포격으로 매장 작업은 열흘 전 중단됐다”며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