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후변화 영향으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일명 ‘뇌를 먹는 아메바’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ABC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수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노출된 소년이 사망했다”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발견되지 않은 미국 중서부, 북동부에서 최근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그동안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례는 대부분 텍사스·플로리다주 같은 남부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올해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미주리주와 북부 미네소타주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북동부 아이오와주에서 첫 사망 사례가 나왔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강이나 호수 같은 물에서 주로 감염된다. 사람의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하면 세포를 파먹고 부종을 일으켜 심각한 손상을 일으킨다. ‘뇌를 먹는 아메바’로 불리기도 한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례는 극히 드물다. 2012~2021년 사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 보고된 감염 사례는 31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치명률이 높다. 1962∼2020년 사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151명 중 97.3%에 해당하는 147명이 사망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주로 섭씨 25~46도 사이 수온의 강이나 호수에서 서식한다. 미국 학계와 언론은 지구온난화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서식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데니스 카일 미국 조지아대 전염병·세포생물학 교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치명률이 97%나 되지만 예방은 99% 확률로 가능하다”며 “물로 다이빙하지 말고 코마개를 사용하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