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대응 활동가들이 고흐의 ‘해바라기’에 이어 이번엔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시위의 타깃으로 삼았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AP통신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베리니 박물관 관계자는 “다행히 모네의 작품에 유리 보호막이 설치돼 있어 그림이 손상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시위를 벌인 활동가들은 매쉬 포테이토를 작품 위에 뿌린 뒤, 자신의 한쪽 손에 직접 풀칠을 하고 벽에 붙이는 행동으로 시위 퍼포먼스를 마쳤다.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화석 연료 생산 과정이 우리 모두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 매쉬 포테이토를 뿌려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모네의 작품이 무사하다고 알리는 바베리니 미술관의 트윗을 인용하며 “이 시위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당신이 이 시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라”면서 “그리고 당신이 기후 위기에는 어떻게 반응하며 실제로 어떤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보라”고 적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시위에 세계적인 미술작품이 타깃이 된 것은 모네의 ‘건초더미’가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운동가들은 지난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또한 영국의 환경단체 ‘멸종저항’ 회원들은 지난 9일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자신들의 손을 붙이기도 했다.
시위의 타깃이 된 그림들은 액자 덕에 훼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트루드 웨스트헤이더 바베리니 미술관 관장은 성명을 통해 “기후 재앙에 직면한 운동가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들이 요구사항을 강조하는 방식에는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타깃이 됐던 ‘건초더미’는 26일부터 다시 전시될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독일의 억만장자인 하소 플래트너의 소장품 중 하나로 바베리니 미술관에서 영구 대여 중이다. 경찰은 재산 침해와 무단침입 등 혐의로 활동가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