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이미 역대 중간선거 전체 사전투표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은 지지층을 투표소로 끌어내기 위한 투표 독려 운동에 나섰다.
NBC뉴스는 6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전국 사전투표 인원이 4134만 명(미저리, 켄터키, 미시시피 등 사전투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지역 제외)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사전투표는 우편투표와 선거일 이전 현장 투표를 합한 수치다. ‘미국선거프로젝트’(USEP)가 집계한 데이터상으로도 사전투표는 2018년 전체 사전투표(3910만 명) 수를 넘어섰다.
NBC는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 중 45%가 민주당 지지자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지지자는 35%였고, 나머지 20%는 무소속 유권자였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64세 28%, 40~49세 11%, 30~39세 8%, 29세 이하 6%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53%로 남성(45%)보다 많았다.
사전투표 중 우편투표는 2232만 표로 집계됐다. 우편투표를 요청한 유권자 수는 5000만 명이 넘는 만큼 전체 사전투표 수치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중간 선거의 경우 전체 투표에서 사전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1%였고, 2018년에는 이 비율이 40%까지 늘어났다.
상원 접전지역의 경우 사전투표 양상이 전체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가 108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70%가 민주당 지지자인 것으로 NBC뉴스는 집계했다. 사전투표에 나선 공화당(21%)과 무소속(9%) 유권자는 민주당 유권자의 절반도 채 안 됐다.
조지아주의 경우 250만 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민주당 지지자(49%)와 공화당 지지자(41%) 차이가 8% 포인트에 불과했다. 네바다주도 60만 명가량이 사전투표를 마쳤는데 민주당 지지자(39%)와 공화당 지지자(37%) 차이는 2% 포인트였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양당 지지율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대혼전 양상이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유권자 705명을 대상으로 조사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율은 각각 48%, 50%였다. 반면 NBC 방송이 지난 3~5일 등록 유권자 78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승리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48%로 공화당 선호(47%)보다 소폭 높았다.
양당은 각각 ‘민주주의 위협’과 ‘경제 위기’를 선거 캠페인 전면에 꺼내 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션 패트릭 말로니 민주당 하원 선거운동위원장은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릭 스콧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번 선거는 ‘바이든 의제’에 대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범죄율, 국경개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세에서 “나는 세계가 우리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줘야 한다”며 “나가서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마이애미 유세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당신의 투표로 좌파 독재를 거부하고 미국이 자유 국가로 남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선언할 수 있다”며 “조국 파괴를 멈추고 아메리칸 드림을 구하고 싶다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