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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대만 문제’ 충돌… 관계 회복에는 공감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레드라인’으로 설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강압적 조치를 반대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맞받았다. 양측은 다만 관계 회복과 갈등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며 소통 라인을 유지하고 추가 회담을 위한 고위급 접촉도 이어가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 발리의 물리아 호텔에서 3시간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중간에 한 차례 25분 정도 쉬는 시간을 제외하곤 회담에 집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시 주석과 전화 및 화상으로 접촉했지만 직접 대면한 적은 없었다. 신냉전(新冷戰)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의 첫 대면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백악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를 언급했지만 일방에 의한 현상 변경과 대만에 대한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중국 행동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시 주석은 “대만은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안정과 대만 독립은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국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독려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시 주석의 발언은 보이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에게 핵실험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며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무역 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을 쌓고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핵전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한 합의를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통라인 유지는 합의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각자 팀에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건설적인 노력을 심화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며 “양측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윈윈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은 이에 따라 양자 관계의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을 운영키로 했다.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후속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