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틀간 한인들이 잇따라 피습당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60대 한인 여성이 자신이 운영하던 뷰티서플라이 업소에서 강도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전날에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국내 항공사의 여성 승무원이 묻지마 피습을 당해 중태에 빠졌으나 현지에서 수술을 잘 끝낸 것으로 1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조지아주 이스트포인트 경찰은 이날 차모씨(69)의 살인 용의자로 네이선 허프(43)를 지하철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애틀랜타 남부 이스트포인트의 뷰티서플라이 업소를 찾아 차씨에게 돈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트포인트 경찰은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총상을 입은 차씨를 발견하고 인근 그래디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허프는 범행 다음 날 지하철 경찰관에 의해 체포됐다. 현지언론 WSB TV는 허프가 범행 전 인근 뷰티서플라이 업체를 배회했으며, 업소에 침입해 차씨에게 돈을 요구하고 총을 두 발 쐈다고 전했다.
아일린 글로버 현지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에게 피해자의 목숨의 값어치는 수백달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은 인근 주민들이 차씨의 뷰티서플라이 업소 현관에 꽃다발과 편지를 놓고 숨진 차씨를 추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A타임스 등 외신은 국내 항공사 소속 승무원 A씨(25)가 전날 오후 6시20분쯤 LA 다운타운 인근 쇼핑몰에 있는 대형마트 타깃 매장에서 한 40대 노숙자 남성에 피습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한때 중태에 빠지기는 했으나 현지에서 수술을 잘 마무리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LA경찰은 이 남성이 A씨를 피습하기 전 9세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너를 찔러 죽이겠다”고 외친 뒤 도망가려는 아이의 등을 흉기로 찔렀다고 밝혔다. 이후 매장을 가로질러 한 무리의 여성들에게 다가가 A씨의 가슴을 흉기로 찔렀다.
행인들은 A씨를 인근 약국으로 데려갔으며, 이를 따라가던 괴한은 근처에 있던 보안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A씨는 인천-LA 노선 업무를 마치고 현지에서 복귀 비행을 기다리다 변을 당했다. 해당 항공사 관계자는 “A씨의 빠른 회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