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역에서 한국산 수입 제품을 코로나19 감염원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중국의 하루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6000명대로 급증해 2020년 2월 후베이성 우한 사태 때의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5일 주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달 23일 모든 수입 물품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예고하고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일부터 한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은 중국에서 통관 절차를 거친 뒤 지정된 창고에서 열흘간 보관한 다음 중국 각지로 배송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제품 뿐 아니라 모든 수입품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 것이지만 일부 관영 매체는 한국산 의류를 콕 찍어 문제 삼는 모습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3개 도시에서 보고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국에서 수입된 의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코로나19 감염원이 오염된 수입 의류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날 한인 밀집 지역인 차오양구 왕징의 한국 의류 판매점에서 일하는 직원과 그 동거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장이 있던 건물은 폐쇄된 상태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 한국 제품을 특정해 과도한 검역이 이뤄지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4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1만641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중국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그전까지는 2020년 2월 12일 기록한 1만5152명이 최다였다.
상하이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만3354명으로 전날보다 4000명 넘게 늘었다. 인민해방군 2000명을 포함해 중국 전역에서 3만8000명의 의료진이 상하이에 투입돼 2500만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벌였다. 상하이시는 이날 새벽 도시 봉쇄를 해제할 방침이었지만 확산세가 지속되자 연장하기로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