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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장병 수, 팬데믹 후 84% 줄었다



현재 군선교는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한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2년 동안 세례를 받는 군인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과 더불어 편해진 군 생활이 되레 군선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군선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례를 받은 군인은 1만9284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군인 수(기존 세례받은 군인 포함)의 3.21%에 해당하는 수치다. 2020년에는 2만9080명(3.84%) 2019년엔 12만2625명(20.43%)이 세례를 받았다.

군선교 운동인 ‘비전2020실천운동본부’가 개설된 1999년 당시 세례 군인 수는 21만6080명에 달했다. 2011년까지 세례 군인 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2011년 이후엔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며 현재에 이르렀다.

이처럼 군선교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것은 무엇보다 편해진 군 생활이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군 생활이 워낙 힘들다 보니 군인들이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종교활동에 의지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엔 군대 내에서 휴대전화 및 편의점 사용은 물론 계급별 내무실 생활도 이뤄지는 등 군 생활이 비교적 편해지면서 종교활동에 의지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박종민 군선교연합회 팀장은 “과거엔 종교활동이 군인에게 하나의 피난처로 인식됐고 자연스레 교회 등을 찾는 군인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종교활동 대신 마음 놓을 데가 많아지다 보니 교회는 부차적인 취미생활 정도로 여겨지는 측면이 커졌다”고 전했다.

더욱이 코로나 발생은 군선교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킨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세례 군인 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 비해 84% 급감했다. 1999년에 비해서는 무려 91.07% 감소했다.

한 교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이 확산하면서 자연스레 대면 중심의 종교활동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면서 “과거처럼 군대 내에서 종교활동을 권장할 수 있는 분위기나 명분 자체가 희박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전망도 비관적이라는 것이다. 장기간 비대면 예배 등의 영향으로 후임자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역한 군목이나 군종 사병이 많다 보니 예배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졌고, 편안함에 익숙해진 군인들은 더욱 교회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교계 관계자는 “군선교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면서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군인을 끌어들일 만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