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국내 항공사 소속 승무원이 9세 남자아이를 보호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LA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사건 직후 승무원 A씨의 긴급수송을 도왔던 USC병원의 외상 전문 간호사는 “사건 당시 실제 상황이 보도된 내용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보도 내용에는 아이와 A씨가 각기 다른 피해자로 보도됐지만 사실은 A씨가 아이를 보호하려다 변을 당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보호하려다 생긴 상처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간호사에 따르면 A씨는 용의자가 뒤쫓아오자 아이를 감싸 안았다. 이후 용의자는 A씨의 오른쪽 등과 옆구리, 가슴 위쪽 등 다섯 군데 이상을 흉기로 찔렀다. A씨는 폐에 손상을 입어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는 “A씨가 병원에 이송될 당시에도 본인은 괜찮으니 다친 다른 사람을 먼저 구하라고 말할 정도였다”며 “12년 근무하며 이렇게 침착하게 행동하는 환자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LA 시내 대형마트에서 국내 항공사 한국인 승무원 1명이 노숙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인근 병원으로 긴급이송됐다. 당시 LA타임스는 경찰 발표를 인용해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9세 소년에게 다가가 “찔러 죽이겠다”면서 흉기로 등에 상해를 가했고, 이후 범인은 매장을 가로질러 여성 무리를 만나 한 승무원의 가슴을 찔렀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현장에 있던 보안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A씨는 한때 중태에 빠졌지만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인천∼LA 노선 업무를 마치고 현지에서 복귀 비행을 기다리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현지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