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이자 부호인 마윈()이 일본 도쿄에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윈은 2020년 중국 금융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정부의 압박을 받자 대외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마윈이 6개월 전부터 가족과 함께 일본 도쿄에 은신해 있다고 전했다. 마윈은 개인 요리사, 경호원과 함께 다니며 공개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마윈은 부유층 중국인이 모이는 도쿄 번화가인 긴자와 금융가인 마루노우치 주변의 소규모 사교 모임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익명의 소식통은 “해당 모임은 도쿄에 정착했거나 장기 체류 중인 부유층 중국인의 사교의 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윈은 알리바바를 창업하고 중국 최대 부호에 오르며 세계적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20년 10월 상하이 포럼에서 중국 금융 당국 업무 행태를 ‘전당포 영업’이라고 비판한 이후 논란이 커졌고,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윈의 발언 이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거세게 압박했다. 중국 당국은 마윈의 비판을 당과 국가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이자 그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주식시장 상장 절차를 중단시켰다. 마윈이 회장에서 물러난 후에도 알리바바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사상 최대인 182억 위안(약 3조4390억원)의 과징금을 냈다.
마윈이 공개 활동을 자제하면서 한때 실종설과 체포설이 돌기도 했다. 출국 금지설까지 나왔던 마윈은 지난해 10월부터 홍콩과 스페인 등지에서 목격됐다.
그가 중국을 떠난 시점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주요 도시가 봉쇄된 이후라고 FT는 설명했다. FT는 “그가 중국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것은 엄격한 코로나19 정책과 맞물려 있다”며 “중국 당국과 관계가 악화한 이후 정치적 문제를 피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