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가 “노벨상은 남성을 위한 제도”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노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AFP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이제는 현대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자 119명 가운데 여성은 17명(14.3%)이다.
에르노는 “노벨상은 전통을 향한 열망의 발현”이라며 “전통에 얽매이는 것은 아마도 더 남성스럽고, 그것은 서로에게 권력을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말은 거의 항상 남성이 독점해왔지만 나는 여성들이 말할 때 남성들보다 덜 장황하고 훨씬 더 실용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에르노는 이날 다른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많은 프랑스 남성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여성이 받은 것은 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프랑스 문학에 그려지지 않은 세계에 관해 글을 쓰는 여성에게 일종의 불신이 있다”며 “그것은 보수적인 특정 지식층 안에서 나에게 불리했다”고 말했다. 에르노는 여성과 남성이 완전히 평등해지려면 남성 내부에서 먼저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