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깜짝 방문해 군사·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 중에서는 첫 키이우 방문이다.
로이터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정상은 거리를 함께 걸으며 러시아 침공으로 피해를 입은 도심지 상황을 살펴보고 키이우 시민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존슨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극도의 보안 속에 추진됐다. 양국 모두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에야 만남을 공개했다.
영국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를 보이기 위해 존슨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의 장기적인 지원을 논의할 것”이라며 “존슨 총리는 새로운 군사적·경제적 지원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120대의 장갑차와 새로운 대함 미사일 등 1억 파운드(약 16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세계은행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 보증을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로 늘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입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이후 별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는 역경을 물리치고 수도 앞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념의 정치가이자 뛰어난 군사전략가로 치켜세우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사자의 용기를 보여줬는데, 젤렌스키가 그 사자의 포효를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존슨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가장 원칙적인 반대자이자,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방어적 지원을 제공하는 지도자”라고 화답했다. 이어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지 여부를 단 1분도 의심하지 않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며 “우리의 국방을 지원하고 제재 정책을 주도하는 영국의 리더십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존슨 총리에 앞서 전날에는 하루 전에는 EU 수장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8일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요청을 명확하게 수신했다. 오늘 처음으로 긍정적 답변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EU가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