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여성혐오자이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밝힌 미국의 킥복서 출신 영국계 미국인 앤드류 테이트(36)가 루마니아에서 인신매매와 강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로이터·dpa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신문 리베르타테아를 인용해 영국계 남성 2명과 루마니아인 2명이 최소 6명의 여성을 인신매매하고 이들을 강간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리베르타테아는 경찰이 체포된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정보를 입수한 결과 영국계 2명이 앤드루와 그의 동생 트리스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루마니아인들과 공모해 자신들이 머무는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인근에 있는 빌라로 여성들을 유인하고 이들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압박해 포르노 영상을 찍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여성 중 최소한 1명은 두 차례 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붙잡힌 여성 6명을 구조했으며, 이에 가담한 테이트 형제는 최소 24시간 구금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현지 경찰이 빌라를 급습해 이들을 체포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에는 이들에게서 압수한 것으로 보이는 권총과 칼 등이 찍혀 있었다.
리베르타테아는 이들이 루마니아뿐 아니라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도 유사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경찰은 지난 3월에도 그를 이번 사건과 유사한 혐의로 적발해 조사했으나, 테이트는 “장난으로 비디오를 찍었다”고 주장하고 풀려났다고 밝혔다.
테이트는 킥복서 생활을 하고 은퇴한 뒤 극성 여성혐오주의 성향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온라인 인플루언서가 됐다. 2016년 미국의 리얼리티 TV쇼인 ‘빅브라더’에 출연해 명성을 얻은 그는 몇 년 전 동생과 함께 루마니아로 이주했다. 그는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나는 틀림없는 성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 27일 스웨덴의 유명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에게 트윗으로 “자신이 여러 대의 슈퍼카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 2017년 여성혐오, 증오범죄 조장 등의 이유로 삭제된 바 있다. 그의 계정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계정이 복구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