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의회에서 정부 예산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다 임신한 여성 의원의 배를 걷어차는 등 폭행을 가한 남성 의원 2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야당 연합인 예위아스칸위(YAW) 소속 마마두 니앙과 마사타 삼 의원은 지난달 1일 예산안을 놓고 토론하던 도중 여당 연합 베노복야카르(BBY) 소속 여성 의원 에이미 은디아예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각각 10만 세파(CFA) 프랑(한화 약 19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은디아예 의원에게 500만 세파(CFA) 프랑(한화 약 1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임신한 여성 의원의 배를 걷어찬 이 사건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현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면서 세네갈에서는 여성 의원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은디아예 의원이 야당의 종교 지도자를 비판하자 화가 난 삼 의원이 그에게 다가가 머리를 때렸다.
은디아예 의원은 의자를 던지며 저항했다. 그러자 또 다른 야당 의원인 니앙이 그의 배를 발로 걷어차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른 의원들이 가세해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은디아예 의원은 폭행을 당한 뒤 의회에서 졸도했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그가 유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은디아예 의원의 변호인은 AFP 통신에 “은디아예 의원은 퇴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피고인 측은 폭행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 증거 등이 있는데도 법정에서 은디아예 의원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고인의의원의 기소 면제권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니앙 의원과 삼브 의원
세네갈에서는 지난해 7월 총선에서 1960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