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정부 각료의 자택에서 ‘쿠데타’ 계획을 시사하는 법령 초안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다. 브라질은 지난 8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대선 결과에 불복해 폭동이 한창이다.
AFP통신과 브라질 매체 폴라 등 언론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장관이자 현 룰라 정부에선 안보장관을 맡고 있던 안데르송 토레스의 집 발견된 문건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국방태세를 확립하고 사법부(최고 선거법원)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취지의 문건이 발견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흘 전 압수수색이 진행된 가운데 나온 결과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해당 문건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대선 결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이 문건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결과를 무효로 만들고 룰라 대통령의 취임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지 UOL은 “해당 문건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사실상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토레스 전 장관은 이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토레스는 트위터에 “나는 해당 문건의 초안 작성자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토레스 전 장관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브라질 수사당국은 토레스 전 장관에 대해 폭동을 묵인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둔 상태다. 경찰은 그가 입국 즉시 공항에서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