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내부 반역과 스파이 문제 등 내홍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친러활동을 한 혐의자들 수천명을 색출해 처벌하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정부 기관·사법부·의회·교회 등과 보안 기관 내에서 이들을 색출해 냈다.
최근 1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한 스파이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기간시설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우크라이나 로켓 발사대 위치를 파악하려 했다. 또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 국장과 각료회의 사무국의 부서장은 우크라이나의 국방력에 관한 정보와 사법 요원들의 개인 정보를 러시아에 전달한 혐의로 수도 키이우에서 체포됐다.
아르템 데흐티아렌코는 SBU 대변인은 “불행히도 정부 고위 관리 중에도 적 요원들이 있으며, SBU조차 내부 스파이와 반역자들을 정화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리나 페도리우 체스노 대표는 “이제까지 1000명 이상의 친러 협력자들을 색출했다”며 “스파이 가운데 47%는 정치인, 27%는 판사였다”고 말했다. ‘체스노’는 10여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 비판 활동을 벌여오다 개전 이후 경찰·정보기관의 반역자 색출 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현지 비정부 기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0일 노골적인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 4명의 국적을 박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에는 러시아 정교회와 오랜기간 연계돼 있던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제 13명의 국적을 박탈 시킨 바 있다.
FP는 우크라이나에서 스파이 혐의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양국의 오랜 역사적 인연이 엮여 있다고 봤다. 1922년부터 1991년까지 약 70년 동안 옛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 곳곳에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로 볼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친러 성향이 강하다. 친러시아 괴뢰정권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도 동부에 있다.
FP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과 침공 등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성향이 ‘반러 친서방’으로 돌아섰지만, 아직까지 친러 성향을 고수하고 있는 세력이 완전히 근절되고 있지 않다고 봤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