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필리핀 본섬 루손섬 지역 등에서 군사기지 사용 권한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해당 지역은 대만 인근 바시 해협과 닿아 있어 기지를 확보하면 중국의 군사적 위협 대응력이 높아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미군은 일본 주둔 미군 태세의 대대적 개편에 이어 필리핀 주요 기지에 대한 접근 권한 확대를 확보할 준비가 됐다”며 “이르면 이번 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필리핀 방문 기간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필리핀이 본섬인 루손섬 북부에 있는 두 곳의 군 기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미국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른 기지에 대한 사용 합의도 사실상 이뤄졌지만, 양국 국방부 장관이 만나서 공식화할 것이라고 필리핀 국방 당국자가 WP에 밝혔다.
루손섬 군사기지는 미군이 대만이나 남중국해 상에서 중국과의 충돌이 발생할 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 중국 해군은 최근 대만 본섬과 필리핀 루손섬 사이의 바시 해협을 작전구역으로 설정해 군사적 긴장을 높여 왔다.
미국은 1951년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대규모 병력을 주둔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91년 주권 침해를 이유로 모든 기지를 반환토록 했다. 현재 미국은 2014년 체결한 국방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공군기지 4곳과 육군기지 1곳에만 병력을 순환 배치할 수 있다.
필리핀의 한 관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역의 역학 관계를 인식하고 있고, 필리핀이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